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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PB 부당 우대 사실 무근"…쿠팡, 공정위 조사 방침에 공개 반박

쿠팡이 부당한 방식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타 제품보다 우대해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쿠팡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임직원 상품평을 통해 PB상품을 상단에 노출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쿠팡은 우수 PB상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년간 1조2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 왔다"고 밝혔다.이는 앞서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2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머지않아 전원회의에서 쿠팡이 임직원에게 PB 상품 구매 후기를 작성하도록 해 검색 순위 상단에 올린 자사 우대 행위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응한 것이다. 쿠팡은 현재 우수 중소기업 PB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쿠팡 체험단’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모든 상품은 상품평 뿐만 아니라 판매량, 고객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노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임직원 체험단의 평점은 일반인 체험단 평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작성될 정도로 까다롭게 평가되고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쿠팡은 "유통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며, 온·오프라인 불문한 모든 유통업체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이러한 유통업의 본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공정위 주장대로 유통업체의 검색 결과에 기계적인 중립성을 강제한다면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찾기 어렵게 되고 신규업체의 시장 진입과 중소업체의 판매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대형마트 대부분이 인기 PB 상품을 매출 기여도가 높은 이른바 '골든존' 매대에 진열하는 상황에서 쿠팡 PB 상품 진열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폈다.쿠팡에 따르면 자사 PB 상품 매출 비중은 전체 5%로, 코스트코(32%), 이마트(20%), 롯데마트(15%) 등 대형마트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4.23 16:26
금융·보험·재테크

홍콩 ELS 손실 6조 육박, 얼마나 보상받나...DLF사태 비해 적을 듯

금융감독원이 6조원에 육박하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과 관련한 배상안 기준을 발표했다.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에 따라 가능한 배상비율은 세밀하게 설계되면서 투자손실의 40∼80%였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에 비해 0∼100%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평균 배상비율은 DLF 사태 당시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금감원은 11일 홍콩 H지수 ELS의 투자자 손실 배상과 관련,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판매금융사는 투자자의 손실에 대해 최저 0%에서 최대 100%까지 배상을 해야 한다.배상비율을 정할 때는 판매사 요인(최대 50%)과 투자자 고려요소(± 45%p), 기타요인(±10%p)을 고려한다.올해 들어 2월까지 홍콩 H지수 기초 ELS 만기도래액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고 누적 손실률은 53.5%다. 지난달 말 현재 지수(5678p)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예상 손실금액은 6조원에 육박한다.금감원 관계자는 "40만계좌 전체를 확인한 상태는 아니지만 일방 책임만 인정돼 투자손실의 100%를 배상해줘야 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다만, ELS는 정형화된 상품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기본적 판매절차 등도 갖춰져 평균 판매사들의 배상책임은 DLF 사태 때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판매사들이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을 위반,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기본배상비율 20∼40%를 적용하며, 불완전판매를 유발한 내부통제 부실책임을 고려해 은행은 10%포인트(p), 증권사는 5%p를 가중한다. 투자자별로는 고령자 등 금융 취약계층인지, ELS 최초가입자인지 여부에 따라 최대 45%p를 가산하고, ELS 투자 경험이나 금융 지식 수준에 따라 투자자책임에 따른 과실 사유를 배상비율에서 최대 45%p 차감한다.가능한 배상비율은 투자손실의 40∼80%였던 DLF 사례 대비 0∼100%로 확대됐다. 그러나 ELS는 DLF 등 사모펀드와 다른 공모 형식으로 상대적으로 대중화·정형화된 상품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관련 소비자보호 규제나 절차가 대폭 강화된 만큼, 평균 배상비율은 DLF당시(50∼60%)보다 하락할 전망이다.앞서 금감원은 지난 올해 들어 지난 1월 8일부터 두 달간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신한 등 6개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판매정책·고객보호 관리실태 부실과 판매시스템 차원은 물론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불완전 판매가 확인됐다며, 기준안에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금감원은 확인된 위법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기관·임직원 제재나 과징금·과태료 등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판매사의 고객 피해배상, 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해서는 관련 기준과 절차에 따라 참작할 계획이다.2021년에 라임 사태에서도 불완전 판매책임에도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직무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분쟁조정 기준은 억울하게 손실을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이에 따라 배상이 원활히 이뤄져서 법적 다툼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지난해 말 기준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잔액은 39만6000계좌에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판매사별로는 은행이 24만3000계좌에 15조4000억원 상당을, 증권사가 15만3000계좌에 3조400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65세 이상 고령투자자에 판매된 계좌는 21.5%인 8만4000계좌에 달한다. 김두용 기자 2024.03.11 10:30
IT

카카오, 작년 악재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올해 신무기 내놓는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두며 업계의 우려를 걷어냈다.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밑바탕에 깔고 스스로를 채찍질을 하며 올해부터 미래 먹거리를 순차적으로 내놓겠다는 포부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8조1058억원으로 처음 8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0.9% 감소한 5019억원이다.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2조1711억원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영업이익 역시 108.7% 오른 1892억원으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전망치)인 15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효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대형 파트너와의 제휴로 규모감 있는 숫자의 SME(중소상공인) 광고주들이 (비즈니스 채널인) 톡채널을 개설했다. 연말 기준 200만개까지 확대됐다"며 "이로 인해 메시지 광고 매출이 그동안 캐시카우로 불린 비즈보드 매출을 넘어섰다"고 말했다.플랫폼(톡비즈·포털비즈·플랫폼 기타)과 콘텐츠(게임·미디어·뮤직 등) 부문은 연간 매출에서 각각 51%, 49%의 비중을 차지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갔다.사업별로 포털비즈(-18.8%)와 미디어(-13.9%), 게임(-9.1%)이 주춤했지만 톡비즈(11.2%)와 플랫폼 기타(13.7%, 모빌리티·페이·엔터프라이즈 등) 등 나머지 사업이 선전했다.특히 뮤직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92.9% 뛰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이 반영됐다”며 “이를 제외해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아이브 등 아티스트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런 안정적인 실적 흐름에도 카카오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2023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4970억원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엔터(타파스·멜론 등)의 영업권 손상으로만 8892억원을 책정한 탓이다.당기순이익은 기업의 최종적인 수익으로, 영업 외 발생 이익과 손실까지 반영한다. 영업권 손상은 장부상에만 적는 금액으로, M&A(인수·합병)로 품은 기업의 가치 등을 현재 기준으로 엄격하게 재산정했다.기업이 보유한 현금과는 실질적인 연관이 없지만 경영 환경과 리스크 등을 사전에 반영해 수익성 강화와 비용 효율화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녹였다.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며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지만 이번 성적표를 보고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장의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 이날 카카오의 주가는 5만9200원으로 전일보다 7.83% 뛰었다.카카오는 올해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진화한 카카오톡의 개편에 더욱 속도를 낸다. 신성장 동력인 '뉴이니셔티브'(헬스케어·AI·클라우드)도 결과물을 속속 공개할 방침이다.홍은택 대표는 "올 하반기에 로컬 서비스 '동네소식'의 적용 지역을 확대하고 오픈채팅 구독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비지인 기반 오픈채팅으로 광고 인벤토리가 늘어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또 홍 대표는 "의학계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은 당뇨 관리 솔루션 '파스타'로 보다 넓은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며 "자체 개발한 모델과 글로벌 모델을 유연하게 고려하는 AI 하이브리드 전략을 펼치고자 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16 07:00
금융·보험·재테크

우리금융그룹, 순이익 전년 대비 20% 감소...우리종합금융은 순손실

우리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나 감소했다. 우리금융그룹은 6일 2023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2조51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2022년의 3조1417억원보다 -19.9% 감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9조8374억원으로 전년(9조8457억원)보다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자이익은 8조7425억원으로 전년(8조6966억원)보다 0.5%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1조948억원으로 전년(1조1491억원)보다 4.7% 줄었다.조달 비용 상승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지만 신성장산업 중심의 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연간 은행 NIM은 1.56%로 1년 사이 0.03%포인트(p) 떨어졌다.우리금융은 비이자이익에 총 2758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 수치가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셈이다. 부문별 연체율은 은행이 0.22%에서 0.26%로 카드가 1.20%에서 1.22%로 각각 높아졌다. 지난해 대손비용은 1조8807억원으로 전년(8853억원)보다 112.4% 확대됐다. 상반기 중 2630억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4분기에도 5250억원을 추가로 쌓아 손실 흡수 능력을 높였다.우리금융은 연간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결산 배당 640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배당 수익률은 7.1%, 배당 성향은 29.7%, 총주주환원율은 33.7%다.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도 2조5159억원으로 전년(2조8922억원)보다 13.0%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1110억원으로 45.3%, 우리금융캐피탈은 1278억원으로 30.1% 각각 순이익이 줄었다. 우리종합금융은 53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고,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올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 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06 16:29
경제일반

이복현 "홍콩 ELS 불완전판매 확인…이달 내 배상안 마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가 확인됐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또 이달 내 분쟁 배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금융회사도 자율 배상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압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홍콩 ELS 검사와 관련해 “아직 검사가 완결되진 않았지만 불완전판매 혹은 부적절한 판매가 사례가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홍콩 ELS 불완전판매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일부 증권사가 비대면으로 상품 설명을 하면서 과정을 녹취하지 않거나, 규정과 달리 상품 판매에 유리한 방식으로 수익률을 산정해 소비자에게 설명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고령층의 노후보장용 자금이나 암보험금을 투자하라고 권유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을 위반한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금감원은 설 연휴 이후 2차 검사를 진행해 이달 중 배상안 등을 결론지을 예정이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와 소비자가 합의를 도출하는 자율 배상안이 원칙”이라며 “금감원은 분쟁 조정 절차를 통해 케이스별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그러면서 “공적 절차 외에도 금융회사가 먼저 자율 배상을 해 어려운 처지의 소비자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다만 은행에서 원금손실이 나는 ELS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증권사 객장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는 선택권 침해가 될 수 있다"며 "소규모 지점에서 하는 게 맞는지, PB 조직이 있는 은행 창구 통해서 하는 게 바람직한지 등 상품 종류별로 적정한 창구 성격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이복현 금감원장은 당국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2019년 DLF 사태가 터진 이후 금융소비자법이 개정됐고 은행에서도 비예금 상품 관련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었지만 실질적으로 고객을 생각하고 한 건지 반성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됐는지, 금융사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했는지 국민께 사과드릴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제도를 정비하는 게 저희의 몫”이라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04 15:42
금융·보험·재테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도 ELS 상품 판매 중단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줄줄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거쳐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한은행도 이날 비예금상품위원회 개최해 ELS 상품을 오는 2월 5일부터 판매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 상품 판매 관련해 내부통제 등 재정비 후 판매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도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권고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금융시장 잠재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임을 고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NH농협은행도 홍콩H지수를 포함해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후 비예금상품위원회 승인을 얻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은행에서 ELS를 판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한편 홍콩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에서는 은행이 파는 파생 상품을 선정하는 업무를 했던 직원이 증권사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았다가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30 11:48
해외축구

손흥민, 홀란 제치고 EPL 최고의 '원톱'…옵타 전반기 베스트11 선정

손흥민(토트넘)이 2023~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원톱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공동 2위 도미닉 솔랑케(본머스·12골) 등을 모두 제쳤다. 올 시즌 새로운 포지션을 맡아 EPL 최고로 우뚝 선 것이다.축구 통계 업체 옵타가 30일(한국시간) 공개한 EPL 전반기 베스트11에 따르면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정됐다. 앞서 영국 풋볼트랜스퍼스나 스카이스포츠 등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반기 베스트11엔 주로 측면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옵타는 EPL 전반기 최고 ‘원톱’으로 손흥민을 꼽았다.매체는 “손흥민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으로 인한 득점력 손실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위고 요리스의 후임으로 팀의 새 주장으로까지 선임됐다. 그 부담감을 훌륭하게 이겨냈다”며 “올 시즌 EPL 공격 포인트 수가 손흥민(16개·11골 5도움)보다 많은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9개) 홀란(18개) 뿐이다. 손흥민의 11골과 5어시스트는 팀에 승점 14를 안겨다줬다. 원정에서 손흥민(7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도 홀란(8분) 뿐”이라고 조명했다.이어 옵타는 “손흥민은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새로운 토트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그의 활동량과 전술적인 지능은 토트넘이 적극적인 압박을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는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361차례 압박을 시도했는데, 이는 다른 선수들보다 58회 더 많은 수치다.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실책을 유도한 횟수도 69차례나 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전방과 왼쪽 측면을 넘나들며 토트넘 공격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23~24시즌 전반기를 정말 강렬하게 보내고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종합하면 손흥민은 전반기 공격 포인트 수에서 3위, 득점은 공동 4위 등 최고 수준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최전방에서 부지런한 압박과 활동량을 통해 팀 전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주장이자 새로운 해결사로서의 부담까지 잘 이겨내고 있으니, 전반기 EPL에서 가장 빛난 ‘원톱 공격수’로 평가해도 과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옵타는 손흥민을 최전방에 두고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와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 재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을 EPL 전반기 베스트11 2선 공격수로 꼽았다. 데클란 라이스(아스널)와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중원에 포진했다. 올렉산드르 진첸코(아스널)와 마크 게히(크리스털 팰리스) 버질 판다이크(리버풀) 카일 워커(맨시티)가 수비수로, 알리송(리버풀)이 골키퍼로 각각 선정됐다.옵타 선정 EPL 전반기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가운데 옵타 플레이어 평점에선 손흥민이 84.2점을 기록, 맨시티 중원의 핵심인 로드리(87.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반기 손흥민은 11골·5도움에 슈팅 37개, 기대득점(xG) 7골, 기회 창출 29회, 상대 박스 안 터치 118회를 각각 기록했다.김명석 기자 2023.12.30 14:04
산업

단숨에 ‘로봇대장주’로 등극한 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가 ‘로봇 대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 사업과 관련해 대기업 주도로 개발부터 상장까지 이뤄진 최초 기업이라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두산로보틱스는 ‘로봇주’ 중 시총 1위에 오를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주가 4만5750원으로 시총 규모가 2조9655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 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인수하며 시선을 끈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밀어내고 ‘대장주’로 등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총 2조7182억원 규모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미래 가치와 성장세로 인해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경기 침체 장기화로 IPO 시장도 가라앉아 기업들의 상장 연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런 침체기를 뚫고 상장에 성공한 첫 사례가 두산로보틱스였다. 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는 자체 제작 로봇이 상장 시작을 알리는 북을 울리는 등 진귀한 풍경을 연출하며 출발을 알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상장 북을 치는 퍼포먼스는 최초였다. 상장 첫 날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 2만6000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일반 청약에 청약 증거금 33조1093억원이 몰렸고, 경쟁률 524.05대 1을 기록해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33조원은 올해 청약 증거금 최대 규모다. 두산그룹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 계열의 로봇 제조 전문업체다. 무인카페 운영 로봇 등 협동로봇이 주력 제품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총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으로 업계 최다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고, 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총 40여개국, 100여개의 국내외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 창출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를 지속해 도모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4위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매출 부문에서 경쟁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에 한 발 앞서가고 있다. 2022년 44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 237억원의 매출을 신고했다. 올해 500억원대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다양한 산업과 사람들의 생활에 안전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협동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B2B 로봇 사업 시장을 선점한 뒤 장기적으로 B2C로 사업을 확장, 글로벌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0일 협동로봇 앱을 개발·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다트 스위트'(Dart Suite)를 출시했다. 다트 스위트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해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협동 로봇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 중심 생태계다. 이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편리함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로 인해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투자 관련해 100억 넘게 쓰는 등 선투자를 많이 했다. 사업의 마진율이 높고, 물량이 늘어나며 고정비가 상쇄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에서도 기대가 크다. 두산밥캣 이후 7년 만에 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데다 로봇은 반도체와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로봇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 IPO를 추진했고, 선제적인 투자금을 확보했다"며 "그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6 06:55
IT

[IS인터뷰] 혹한기 견뎌낸 샌드박스 이필성 "MCN 기회 여전, 팬덤 사업 꿈"

국내 1위 MCN(다중채널네트워크)을 자부하는 샌드박스네트워크에게 지난 2022년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신사업은 접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혹독한 다이어트를 견뎌냈다.불과 2~3년 전만 해도 1인 미디어 시장은 먹구름 한 점 없이 앞날이 창창해보이기만 했다. 스마트폰과 셀카봉만 있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 콘텐츠 공급이 수요에 맞먹을 정도로 폭증하고, 매니지먼트 사업을 전개하는 MCN을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황금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OTT와 숏폼의 등장으로 경쟁은 격화하고,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돈을 벌어보려는 찰나에 날개가 꺾여버렸다.출혈 경쟁 지나 내실 다지기이렇게 힘겨운 시기에도 이필성(37)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는 MCN이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가까스로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그를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정신없이 바쁜 나날 속에서도 눈빛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필성 대표는 "작년 경기가 경색되기 전까지만 해도 투심이 활발했지만 상황이 변해 핵심 사업만 남겼다"며 "회사의 크기를 줄이는 작업은 경영자로서 처음 경험했고 직원들도 혼란에 빠져 고통스러웠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해외 진출 교두보로 지난 2021년 호기롭게 설립했던 중국 법인도 정리했다. 직접 공략하는 대신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는 체계로 바꿨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해 연간 151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영업 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2배가량 확대됐다.MCN의 경쟁력이나 다름없는 크리에이터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탓이다. 한때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권 전세 비용까지 지원할 정도로 영입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에 반해 MCN은 수익 모델이 광고 등으로 한정돼 확실한 먹거리가 없다는 지적에 직면해왔다.이 대표는 "지금은 적자가 나지 않는 상황으로 잘 전환해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콘텐츠 시장에는 언제나 가능성과 도전적 과제가 공존해왔다는 설명이다. 1인 창작자 중심의 모바일 콘텐츠 소비 행태가 대세인 것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이 대표는 "MCN은 항상 핫했고, 항상 어려웠고, 항상 치열했다. 규칙도 없고 구조도 확립되지 않아 더 힘들었다"며 "방송과 OTT, 숏폼까지 합하면 채널만 4배가 증가한 셈이다. 일부 정리가 되더라도 인플루언서 기반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 시장 전망은 밝다"고 했다. MCN 핵심은 결국 '크리에이터'샌드박스네트워크가 펀더멘털(기초체력) 유지를 위해 끝까지 놓지 않았던 양대 축은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사업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특히 300팀에 달하는 파트너 크리에이터들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미래를 책임지는 무기다.278만 구독자를 보유한 '슈카월드'는 재계 관계자들도 일요일 저녁마다 챙겨보는 경제 채널로 거듭났다.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곽튜브'는 김태호 PD의 예능에 출연한 것은 물론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 광고 모델까지 꿰찼다.이 대표는 "광고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굿즈나 출판, IP(지식재산권) 라이선싱 등 다채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면서 편안한 창작 환경을 뒷받침하는 종합 MCN의 포지션을 확실히 잡았다"며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더 많은 광고를 수주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하면서 콘텐츠 범위를 넓히는 효과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소수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친숙한 게임과 가족 등 카테고리를 넘어 서브컬처와 방구석 콘텐츠 등이 예상 밖의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대표적으로 '치즈필름'은 평범한 남자 주인공이 다수 여성의 인기를 독차지한다는 다소 허황되지만 꿈같은 이야기를 다루며 조회수 100만은 가뿐히 뛰어넘는다.드라마 콘텐츠인데도 영상 촬영에 쓰이는 카메라는 단 한 대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도 인기라 자막까지 제공한다.이필성 대표는 "1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영상을 제작해 본 입장에서 허무함을 느낀 적이 있을 정도"라며 "직원들에게는 '크리에이터들을 이기려고 하지 말자'고 당부한다. 그들에게는 차원이 다른 동기와 창조력이 있고, 웬만한 마음가짐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을 보면 2년 뒤의 한국을 볼 수 있다고도 했다.현실판 '오징어게임'을 재현하며 화제를 모은 구독자 1억8100만명의 '미스터 비스트'처럼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콘텐츠가 숏폼과 B급 감성 등에 이은 대세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처럼 1인 미디어의 시작부터 MCN에 뛰어든 이 대표는 '간택을 받는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크리에이터들이 목매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간파했을까. 이제는 분석이 무의미한 지점에 도달했다고는 게 그의 의견이다.이 대표는 "인간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알고리즘이 커지고 있다"며 "구글 엔지니어들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결국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은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알고리즘이 고도화할수록 결국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K팝이라는 선배 따라갈 것"이처럼 콘텐츠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이 대표는 멀지 않은 미래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크리에이터 의존도가 높은 MCN이 계속 성장할 수 있겠느냐는 업계의 의구심을 보기 좋게 깨버리는 것이다.이 대표는 "콘텐츠 IP와 인플루언서 팬덤 비즈니스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MCN도 K팝이라는 선배를 따라갈 수 있는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스타트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이 대표는 "화려한 조명을 받다가 무대의 불이 꺼진 순간은 괴로웠다"며 "성장과 속도는 물론 기업으로서 내실 있게 잘 자리 잡는 게 목표다. 위기를 겪어도 다시 좋아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08 07:00
프로축구

황당 민원에 석연찮은 행사 취소까지…부천FC의 씁쓸한 '속앓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으로 K리그가 피해를 보는 일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부천FC과 팬들이 희생양이 됐다. 3주간 상호 협의를 거쳐 관중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행사 전날 부천도시공사로부터 돌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부천도시공사는 우려를 표했을 뿐이라며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련의 과정엔 석연찮은 구석들이 적지 않다. 부천도시공사는 부천종합운동장을 운영·관리하는 기관이고, 부천FC는 그 경기장을 빌려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계부천 구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는 관중을 위한 야시장 콘셉트의 이벤트 ‘BFC 랄랄라 야시장’이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 한 달 전부터 기획을 시작해 3주 전부터는 부천도시공사와 직접 협의도 진행해 왔다. 구단 공식 후원사인 동네방네 소사동 양조장에서 부천 막걸리를 판매하고, 또 다른 공식 후원사인 스페이스작에서 야시장 푸드트럭 존을 운영해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구단과 부천도시공사는 꾸준히 행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 경기장 내에서 막걸리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고, 파라솔 구역이 아닌 관중석에서 취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의점을 찾아갔다. 구단도 보도자료와 소셜 미디어(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시민구단으로서 팬들과 부천 시민들, 그리고 공식 스폰서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행사를 이틀 앞둔 시점부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야시장 운영과 관련된 황당한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민원인은 부천동행정복지센터 민원위생과에 파라솔 접객 행위나 푸드트럭 업체의 주류 판매, 파라솔 내 취객 사고 관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부천 구단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서빙이나 취식 권유 등 접객 행위는 아예 계획조차 없었고, 푸드트럭 업체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대신 이미 주류를 판매할 수 있도록 신고가 된 구단 매점을 활용해 판매하기로 했다. 누군가의 민원이 제기된 이후 부천도시공사의 태도는 구단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급변'했다. 행사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미 사전에 합의가 됐던 경기장 내 막걸리 판매를 돌연 불허한 것이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 경기들, 그리고 K리그 등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쳐 경기장 내 주류 판매는 이미 이뤄지고 있는데, 이날만 유독 막걸리 판매를 불허한 것이다. 구단은 사유도 없는 일방적 통보였다고 주장했다.뿐만 아니었다. 막걸리 판매 불허 통보가 내려진 뒤 한 시간이 흐른 25일 정오엔 행사 취소 및 당일 푸드트럭 철수까지 구단에 요청했다. 구단은 반발했다. 위법사항이 없는 데다, 이미 홍보를 진행한 만큼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천도시공사에도 앞선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거절 의사를 전했다.‘공교롭게도’ 부천의 거절 의사 직후 한 지역 매체의 취재가 시작됐다. 경기장 내 푸드트럭 운영의 불법 여부, 왜 스페이스작 외에 추가적인 부스나 푸드트럭은 운영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 부천 구단은 당당하게 회신했다. 푸드트럭 운영은 사전에 협의된 데다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승인된 사안이고, 지난해까지 홈경기 푸드트럭 업체 섭외에 응한 업체 자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후 업체를 찾지 못해 구단이 어려움을 겪을 때 구단과 공식 후원사로 정식 계약을 맺고 푸드트럭 존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스페이스작이다.부천 구단의 설명에도 지역 매체에선 비판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한 매체는 ‘부천이 술판을 벌인다는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운동장이 무슨 술집이냐”, “후원사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 “스페이스작에 특혜가 있는 것 같다”는 익명의 민원인 멘트를 실었다. 보도자료라도 배포한 듯 다른 지역 매체에서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보도했다. 한순간에 부천 구단은 경기장에 술판을 벌이려는 구단, 공식 후원사인 스페이스작은 특혜를 받는 업체가 됐다. 관련 보도들에 대해 구단은 물론 팬들도 분노했다. 여러 매체에서 이른바 '복사+붙여넣기'로 같은 내용의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술판'으로 표현한 경기장 내 주류·먹거리 판매는 프로스포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고, 후원사들도 구단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정당한 권리를 가졌다. 스페이스작의 경우 푸드트럭 수익 일부를 구단에 후원하고 있고, 아무도 푸드트럭에 참여하지 않던 시기 직접 손을 내민 후원사였다. 이미 지난 2월 후원 협약을 연장할 때도 구단과 스페이스작은 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특혜는커녕 올해 종합운동장 푸드트럭 사용 승인 허가에 따른 적합한 참여였다.하필이면 지역 매체 보도가 나온 직후 부천도시공사 측은 재차 지난 3주간 협의해 온 행사 취소를 포함해 푸드트럭 메뉴에 대한 변경까지 요청했다. 제육볶음, 두부김치 등은 술안주로 비칠 수 있으니, 이전과 같은 메뉴로 동일하게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천 구단은 부천도시공사의 요청이 강압적이고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부천도시공사와 부천 구단의 관계를 고려하면 사실상 통보였다.결국 행사를 앞두고 제기된 한 민원, 그리고 지역 매체의 부정적인 보도를 기점으로 부천도시공사 측의 태도도 크게 바뀌었다. 위법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지난 3주 간 협의한 내용들을 하루아침에 바꾼 것이다. 행사 전날 전면 취소를 요청하고, 메뉴까지 바꾸라는 갑작스러운 요청에 부천 구단은 결국 전날 오후 6시 15분께 행사 전면 취소를 결정하고 부천도시공사에도 이같이 통보했다. 식재료 변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했고, 당초 계획했던 야시장 콘셉트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팬들과 시민들을 위해 준비했던 야시장은 '없던 일'이 됐다. 팬들에게는 ‘부천도시공사 요청으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는 공지가 급하게 전해졌다. 이 문구는 부천도시공사 측도 수용했다. 부천 구단은 물론 팬들도, 후원사들도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시작하면 한 달 정도 준비를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행사가 취소가 됐다. 때로는 (부천도시공사 측이)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너무 터무니없으니 당황스럽고, 또 화도 너무 많이 났다”고 했다. 구단 SNS를 통해서는 다름 아닌 부천 구단이 “팬과 부천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뜬금없이 특혜 논란이 생긴 ‘공식 후원사’ 스페이스작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코로나로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열심히 하자는 좋은 마음으로 처음 부천FC와 관계를 맺었다. 부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후원했다. 사실 푸드트럭으로 운영 적자도 나는데, 그래도 부천을 후원하고자 하는 마음에 열심히 하는데 기운이 많이 빠진다.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부천시민과 부천FC를 사랑하는 축구 팬들이다. 어떤 일들로 인해서 시민과 팬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부천도시공사 측은 행사와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들을 구단에 전달했을 뿐 행사 취소를 요청한 적은 없고, 관련해서 지역 매체의 보도가 영향을 끼친 것 역시 오해라고 해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행사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들도 요청하고 구단도 조정을 하고 있었다. 다만 행사 직전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우려가 없도록 원할한 행사 진행을 하는 게 좋겠다는 부분만 전달했다. 행사를 취소하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라고 했다.이어 “지역 매체 보도 이후 구단에서 그런 결정들이 나오니까 아무래도 저희를 오해하시는 것 같다. 부천시에서도 행사에 대한 관련 문의가 있었고, 저희는 원활한 행사를 위해 구단에 관련 요청을 했을 뿐이다. 구단 담당자와 만나 소통 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오해는 있었지만 어쨌든 부천FC가 부천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시민이 계속 스포츠문화를 즐기시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와 일정 등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하자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김명석 기자 2023.08.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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